박스카 지프 레니게이드와 레이 EV
아마도 대한민국에서 다양한 박스카를 구입한 사람 중 하나라면 필자가 아닐까 싶다. 박스카 특유의 공간과 디자인 그리고 안정감이 강한 특성은 필자 부부의 취향에 맞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도 레니게이드 1.3 AWD를 타고 다닌다. 그러나 전기차의 시대가 다가오고, 다양한 박스형 전기차가 출시되고 있다. EV9도 필자는 이미 시승을 마쳤다.
레니게이드 (좌) 레이 (우) |
레이 EV 시승 신청하다
필자는 지프 레니게이드 외에 업무용으로 고려 중인 차량이 레이 벤 모델인데, 아쉽게도 레이 벤은 시승 모델이 없었다. 그래서 레이 EV 모델을 시승을 신청했고, 신원주 지점에서 시승을 할 수 있었다. 시승에 제공된 시간은 30분이고 운전 면허증만 있으면 됐다.
레이 EV 시승 예약 완료 |
레이 EV 힘은 어떨까?
필자가 박스카 형 차를 처음 접한게 아버지가 구입하신 아토즈였다. 아토즈를 타고 다니면서 아무런? 걱정이 없었는데, 가속페달 반응이 아주 빠르고, 차가 가볍다 보니 잘 서기도 했다. 같은 경차인 레이 EV는 가속페달 반응이 매우 빨랐고, 힘 역시 부족하다 느끼지 못했다.
아주 경쾌 했던 현대 아토즈 |
물론 이런 판단은 박스카 중심으로 구매해온 필자의 주관적 판단이다. 마찬가지로 경차인 모닝을 두 달 동안 렌트를 한 적이 있었는데, 필자의 출 퇴근 코스 중 오르막길에선 빌빌 거리고 속도를 낼 수가 없었다. 그러나 레이 EV(최고출력 87마력, 최대토크 14.9kgf·m)는 밟는대로 나갔다. 여기서 핵심은 필자는 정속 주행을 선호한다는 점이다. 고속도로에서도 100키로 정속 주행을 한다.
오르막을 만나면 답답했던 모닝 |
모닝(최고출력 82마력, 최대토크 9.6kgm)과는 확연하게 차이나는 힘과 반응은 전기차 특유의 가속감을 느낄 수 있었지만, 앞서 시승한 EV9(최고출력 379마력, 최대토크 71kgf·m)이나 과거에 구입했던 아우디 디젤 Q5 콰트로(최고출력 177마력 최대토크 38.7kg.m)에 비할 것은 당연히 아니다. 그리고 지금 타고 다니는 지프 레니게이드 1.3 AWD(최고출력 175마력, 최대토크 23.5kgm)에는 부족함을 느끼지 못했다. 어디까지나 필자가 필요로 하는 가속감과 주행파워에서 필요한 범위라고 보면 된다. 모닝이 너무 낮은 탓일 뿐이다.
레이 EV 그리고 회생 제동과 브레이크
레이 EV는 전기차 특유의 회생 제동 기능을 가지고 있다. 원페달 주행처럼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면 차는 멈춘다. 물론 브레이크를 통해서도 제동이 가능하다. 앞서 닛산 리프와 EV9의 회생제동과 큰 차이가 나지는 않았지만, 같이 탄 아내는 전기차 특유의 멀미? 증상을 느꼈다.
전기차의 가속과 회생제동으로 인한 특유의 주행감은 내연기관 중심으로 익숙해진 탑승자에게는 상당히 낯선 느낌을 제공한다. 레이 EV가 특별히 앞으로 쏠리거나, 밀리는 현상은 느낄 수 없었고, 충분히 안정감을 느낄만은 했다. 다만 고속에서 브레이킹을 해본 것은 아니다.
작게 느껴진 레이 EV 룸미러 |
불편하지 않았던 레이 EV 헤드레스트와 시트 |
레이 EV 주차 보조와 후방 카메라 |
레이 EV 공간감과 트렁크
필자 부부가 박스카를 선택하는 가장 큰 이유는 특유의 공간 감과 전후좌우가 짧고 특유의 높은 포지션으로 인해 운전이 편한 경우가 많다. 그리고 박스카의 높은 천장은 매우 큰 공간 감을 제공하는데, 레이를 처음 타본 필자 부부는 레이 EV의 넓은 공간이 눈에 띈 장점이었다.
레이 EV 후방 개방감 |
레이 EV 뒤 좌석 |
레이 EV 천장 |
레이 EV 전방 개방감 |
레이 EV는 현재 필자 차량 레니게이드 보다 경차임에도 소형 SUV인 박스카 레니게이드보다 더 넓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물론 좌우 폭은 당연히 좁을 테지만 그럼에도 전혀 부족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레니게이드 기본 트렁크 |
레이 EV 트렁크 용량(기본 319리터, 2열 폴딩 1,324리터)은 레니게이드(기본 525리터, 2열 폴딩 1,440리터)와 비교하면 매우 좁다. 하지만 2열을 폴딩한 경우라면 그 차이가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두 모델 모두 트렁크 평탄화가 가능하고, 레이는 완전 평탄화에 가깝기 때문에 실용적 공간이 더 넓게 느껴진다. 또한 트렁크 아래위 높이로만 보면 레이 EV가 더 크다. 좌우와 깊이가 적을 뿐이다.
레이 EV 트렁크 2열 폴딩 |
레이 기본 트렁크 |
그런데 레이 EV가 트렁크가 더 넓게 생각되는 이유는, 레이는 당연히 2열 폴딩을 고려하게 구조가 되어 있어 그 자체가 트렁크로 생각되어지나, 레니게이드는 2열 폴딩 없이 트렁크를 보게 된다. 그런 구조적 차이가 심리적으로도 공간감을 만든다.
경차 아토즈 기본 트렁크 |
레이 EV 조작감 그리고 안정감
레이 EV 조작감이란 표현이 맞나 싶은데, 레이 EV를 주행하면서 경차 특유의 "요리조리"의 맛이 좋았다. 레니게이드 1.3 터보에 비해서도 앞뒤 좌우가 짧은 탓일텐데, 역시 경차는 그 맛이 있다.
경차의 맛은 날씬함이다 |
그리고 경차 특히 레이 특유의 걱정 안정감은 크게 문제가 없었다. 과속방지턱이나 요철을 넘을 때도, 유턴을 할 때도 크게 걱정이 들만한 요소는 느껴지지 않았다. 다만 아내의 피드백 중 무섭다는 말이 많았는데, 경차에 대한 걱정이 만들어 내는 요소로 보였다.
레이 EV 테이게이트도 가벼웠다 |
레이 EV 주행거리는?
필자가 시승한 날씨는 영상 10도로 다소 쌀쌀한 날씨였다. 필자가 받았을 때는 185키로 정도 주행거리가 잡혀 있었고, 좌우 좌석 모두 온열 시트를 가공했고 잠깐이지만 약 10분 정도 시속 100키로에 가까운 속도를 내봤다. 그리고 약속된 30분 후 도착했을 때 레이 EV 주행거리는 약 175키로 정도 남아 있었다.
주행 전 운행 가능 거리 |
앞서 필자는 닛산 리프를 약 두 달간 운행한 적이 있었는데, 스트레스가 매우 컸다. 임시 운행이다 보니 외부에서 충전을 해야만했고, 완충 시 약 200키로 정도 운행이 가능했다. 출퇴근 거리가 대략 15키로 정도였음에도 수시로 충전을 하러 가야만 했다. 그러나 외부 충전기는 고장난 경우도 많고, 이미 장시간 충전을 걸어 놓고 가버린 경우가 많아 수시로 충전을 하러 가는 것이 습관이 되어 있었다. 거기에 추가로 스트레스를 받은 이유는 충전 중 멈추는 오류 그리고 충전 시간 동안 추운 곳에서 벌벌 떨며 기다려야만 했다.
전기차 충전 스트레스 |
레이 EV는 고속 충전이 되지 않고 주행 거리가 200키로 내외 모델이란 점은 앞서 닛산 리프를 운행하면서 겪은 그 기억을 충분히 되살릴 만 했다. 물론 구입을 한다면 일반 주택인 필자의 집에 당연히 충전기를 설치할 것이니 현실은 조금 달라질 수는 있다.
충전기 고장 만나면 멘탈이 나간다... |
레이 EV 시승 후 장점은?
1. 진동이 없다
2. 매연이 없다
3. 기존 박스카 대비 공간 감이 매우 좋다
4. 주행 가속 및 안정감이 경차와는 다르다
경차 답지 않은 주행감과 쾌적한 전기차 특유의 환경이 너무도 좋았고, 공간감은 레이가 인기가 많은 박스카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레이 EV 장점이자 단점 기어노브 |
레이 EV 시승 및 단점은? 엄청난 출고 대기 기간
1. 짧은 주행 거리 + 겨울
2. 심한 풍절음
3. 충돌 안정성
4. 가격 경제성?
5. 매우 긴 출고 기간 (원주 기준 약 5 ~ 6달)
레이 EV는 원주시 기준으로 보조금을 약 780만원 정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이 경우 2200만원 이상이 실 구매가가 되는데, 가솔린 차량과 비교하면 연료비로 상쇄할 수 있는 구매 차액 기간이 꽤 길다고 한다.
레니게이드와 레이 EV 길이 차이 |
레이 EV와 레니게이드 바퀴 크기 차이 |
레이 EV와 레니게이드 보닛 길이 차이 |
레이 EV와 레니게이드 크기 차이 |
또한 매년 줄어드는 보조금을 생각해보면, 지금 계약하더라도 약 반 년 후 받을 레이 EV 보조금을 알 수가 없다. 출고 기간도 길고, 전기차 보조금은 줄어드는 현실이다. 그리고 전기차를 떠나서 역시 경차 특유의 충돌 안정성에 대한 걱정은 사방에서 볼 수 있었는데, 매우 짧은 전방 보닛과 후방 트렁크 그리고 B필러 부재 등 측면 충돌에 대한 매우 부실한 구조는 과연 어쩌다 한 번 발생 할 수 있는 사고에 대한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될지 하는 고민을 들게 했다.
아토즈 탈 때는 걱정 안 했던 충돌 걱정 |
레이 가솔린 모델은 23년 11월 기준 출고 기간이 약 한 달 반이지만, 레이 EV는 최대 6달을 기다려야 한다고 하니, 현재 보조금은 의미가 없다.
마지막으로 풍절음이 심한 박스카 중 소음이 큰 편에 속했던 닛산 큐브 3세대와 지프 레니게이드를 경험한 아내는 레이 EV 풍절음을 처음 알게됐는데, 소음이 매우 커서 시끄럽다고 했다. 여자다 보니 풍절음에 대한 개념을 잘 모르고, 또한 큐브나 레니게이드는 엔진 소음까지 있다보니 풍절음이 커도 잘 느끼지 못했지만, 크게 신경 쓰이지 않았던 노면 소음과 달리 필자가 느끼기에도 풍절음이 매우 크게 느껴졌다. 실내에서 대화가 뭍 힐 정도다.
레니게이드와 레이 바닥면 높이 차이 |
전반적인 소음(엔진음 + 풍절음)이 크기로 유명한 레니게이드와 비교해도 속도가 높아지면 레이 EV의 풍절음 소음은 훨씬 크다. 노면 소음은 양호했다.
레이 EV 구입? 레이 가솔린 구입?
마지막으로 박스카 매니아 필자가 구입했던 SUV 차량을 정리해 본다.
현대 아토즈, 닛산 큐브 3세대, 아우디 Q5, 닛산 쥬크, 레니게이드 2.4 FWD, 레니게이드 1.3 터보 AWD 가 필자가 직접 소유했던 차량이다. 공간감을 본다면 레이는 EV 모델이 아니더라도 최고의 점수를 줄만했다. 그리고 레이 EV의 경쾌하고 시원한 주행 맛은 레이 가솔린 모델의 불만과는 거리가 멀었다.
아우디 Q5와 닛산 큐브 3세대 |
레이 EV는 아주 많이 운행(1년 2만키로 이상)을 하고, 집이나 회사에 단독 충전 시설이 있다면 아주 매력적이라고 박스카 매니아로서 결론을 내고 싶다. 하지만! 주행의 맛을 포기한다면 필자는 레이 가솔린 모델을 선택할 것 같다. 저렴하고 유지 보수가 쉽다.
레이 EV 수납 |
레이 EV 수납 |
레이 EV 수납 |
레이 EV 수납 |
레이 EV 수납 |
레이는 박스카 특유의 공간감과 조작성은 필자가 선택했던 모든 차량들 중 단연 가격 대비 최고라 생각한다. 필자는 레이 EV가 EV9보다 훨씬 만족감이 컸다. 참고로 현재 기준 같은 경차인 현대 캐스퍼는 250만원 할인 이벤트가 있지만 기아 레이는 전 모델 프로모션이 없다.
박스카 지프 레니게이드 |
X세대 풍류 주필 |
추가 : 이 내용을 적어야 할까? 라고 고민했지만, 이 부분은 기아 자동차가 발전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 적는다. 많은 자동차 회사들의 영업점을 방문했고, 각 영업점별 경험을 비교해도, 원주에 있는 기아 자동차의 영업 사원들은 기본적인 문제?가 있었다.
한 곳의 기아 영업점에 대한 지적은 아니고, 세 곳에 대한 피드백이다. 필자가 글을 작성 하기 전 기본 적인 가격과 특징을 물어봐도 정확한 혹은 답을 들은 적이 없었다. 레이 EV의 문제가 아니라 EV9이나 카니발과 같은 다른 차량도 마찬가지였다.
영업 사원들이 기본적인 가격과 제원을 모르는 것이 정상일까? 싶다. 영업은 제품에 대한 기본적인 파악이 끝난 후 고객에게 매칭 시켜주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왜 원주 기아 매장들은 그렇지 못할까? BMW, 아우디, 벤츠, 지프, 랜드로버, 미니 등 수 많은 회사들에선 경험하지 못한 일인데, 기아와 현대만 그런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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